|컬럼| 16. 아픔과 정열의 차이
‘아프다’는 사전에 ‘고통(苦痛)스럽다’로 나와있고 옥편에는 고(苦)는 ‘쓸 고’ 또는 ‘괴로울 고’로 풀이돼 있다. 좀 우기자면 ‘아프다’와 ‘괴롭다’는 같은 뜻이다. 전자가 육체적이고 후자는 정신적이라고 분별할 수 있겠지만 육체와 정신은 늘 상통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그놈이 그놈이라고 봐도 무방하리라. 고대 라틴어로 ‘passus’는 ‘고통’이라는 뜻이었는데, 바로 이 말에서 ‘passion (정열)’이라는 단어가 태어났다. 정열은 아픔에서 생긴다. 정열은 괴로움이면서 그 맛이 쓰다. 희랍어에서도 ‘pathos’는 고통이라는 뜻이었는데 이 말은 스펠링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지금껏 현대영어에 ‘비애’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pathos’에서 ‘pathology (병리학)’이라는 의학용어마저 파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