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 3

소포 보내기 / 김종란

소포 보내기 -- 우주 우체국에서 김종란 네가 내 눈 앞에 없다는 것 우주 어느 곳에 있다는 것이지 우주 어느 곳 명상도 하고 깨끗하게 방도 청소 하면서 그림도 그리고 단지 내 눈에는 네가 보이지 않아 빛으로 반짝이며 깜깜한 곳에서도 살아 있겠지만 네가 보이지 않아 전화도 이메일도 가 닿겠지만 손으로 만질 수 없다는 것 우주 어느 곳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지 열중하여 보이지 않고 오랜 동안 볼 수 없는 네 어깨를 치며 깔깔거리며 웃을 수 없는 것이지 우주 한 귀퉁이를 떠메고 잠잠이 너는 가고 있지 우주로 소포를 보내 배달 되기를 네가 나를 열심히 찾았을 때처럼 우주 속으로 조그만 소포를 보내 나를 보낼 수 없어 하늘을 배회하는 잠자리와 처음 핀 코스모스를 © 김종란 2010.09.06

|詩| 아, 헬리콥터 떴다

잿빛 담요로 덮인 먼 곳 구름 쪽으로 날아가는 강철 저 덜컹거리는, 귀에 익숙한 소리 도무지 없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기척 오래 기다리던 꿈, 옛 사랑 나는 원시의 아프리카 불타는 하늘을 가로지르는 커다란 잠자리다 두 팔을 양껏 벌리면 한쪽 날개가 최소 스쿨 버스 한 대 길이로 창공을 누비는 날짐승이지 정말? 응, 딱 그 정도 크기! 몸 전체 어디에도 철제의 프로펠러는 보이지 않는 생명체야 공룡시대의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에 앉아 나를 가만히 지켜보는 당신을 찾아가는 © 서 량 2021.09.01

2021.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