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3

|詩| 너무나 잠시예요

맞아요 봄이 너무 짧아요 거친 숨을 죽이면서 배로 호흡하는 유년과 성년의 틈새처럼 양지 바른 웅덩이 미지근한 흙탕물에 질주는 올챙이 떼처럼 무례한 사춘기처럼, 무례한 사춘기처럼 선잠에서 깨어난 깨알만한 풀꽃 씨앗과 다리가 부러질 듯한 사슴들이 춘곤증에 시달려 얼떨떨해하는 동안 내 곁을 훌쩍 지나치는 봄! 파도 치는 여름보다 코끝 빨개지는 겨울보다 앞가슴 실밥이 뜯어져, 앞가슴 실밥이 탁! 뜯어져 마음 상하는 가을보다 훨씬 더 짧아요 아닌가요? 아닌가요? 바람 부는 아침에 앞산 뒷산이 발칵 뒤집히는 이 봄이 너무나, 너무나도 잠시라는 게 © 서 량 2009.02.17

2021.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