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달력에 봄을 앗아간 / 최양숙 내 달력에 봄을 앗아간 최양숙 버려진 컵에 찍힌 붉은 입술이 말한다 뜨거운 차를 담았던 단 한 번의 희열이 너무 짧아요 부드러운 손길과 따듯한 입김에 불 찾아 뛰어드는 불나비처럼 하루살이의 삶이 사그라들어 잔인한 4월과 함께 녹차향을 앗아간다 누군가 내 시간을 마시고 계절의 향을 맡았나요.. 김정기의 글동네/시 2010.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