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주의 2

|컬럼| 444. 출감

병동환자들이 퇴원을 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감옥에서 죄수들이 출감하기를 원하는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자유다. 자유민주주의, 할 때의 바로 그 자유! 나는 환자들에게 천천히 말한다. “너희들이 퇴원 시켜 달라고 매일매일 떼를 쓴다 해서 오냐오냐 하며 퇴원을 시키는 건 온당치 않다. 너희들을 그냥 길거리에 내던질 수는 없어! ‘community residence, 지역사회 거주지’에서 받아주면 좋겠지만 남들과 사이가 나쁜 사람들은 ‘노생큐’란다.” ‘improve, (증세가) 호전되거나 나아지다’라는 화제가 나온다. 낫는다는 게 뭐냐? 누군가 대답한다. “Feeling better! 기분이 좋아지는 거요!” “오케이, 그러면 기분이 좋아지는 게 어떤 건지 말해봐라.” 그들과 나는 더 ..

그해, 서울의 봄 / 김정기

그해, 서울의 봄 김정기 오월이 지나간다. 잔인한 달이었던가. 그해 서울의 봄은 모든 결박을 풀었건만 유리창이 깨졌다 철통 같은 중앙정보부 유리벽 핏자국 하나 남기지 않고 부서졌다.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며 빛나던 총구에 녹이 슬어있다. 그 어깨에 별이 떨어졌다 그래도 목소리는 떨리지 않았다. 그 명령의 쇳소리는 이제 다시 우는 새가 되었다. 플러싱 어느 모퉁이에서 우리는 모여서 쓸쓸히 촛불을 밝히고 다시 우는 새가 되었다. 이번 오월에도. © 김정기 2022.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