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미션 3

|컬럼| 295. 말없음에 대한 정신분석

의사와 환자의 의사소통에 대하여 생각한다. 혼란스러운 마음의 고통에 시달리는 한 사람과 정신과의사라는 다른 한 사람 사이에 의사전달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대화를 나눌 때 환자건 의사건 서로 언급을 하는 사항보다 언급을 하지 않는 사항이 더 많다는 사실도 이상하다. 이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모든 소통과 불통에 적용된다. 사실 우리는 말하기(有言)보다 말없기(無言) 쪽으로 더 관심을 쏟아야 할 때가 많다. 나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의 카테고리로 침묵의 의미를 분류한다. 1. 마음이 편해서 말이 없기흔쾌한 휴식이 진행되는 상황이다. 에너지의 재충전. 음악회 중반부에 삽입된 인터미션의 효능이랄 수도 있겠다. 감칠맛 나는 섹스를 끝낸 원기 왕성한 남녀가 서로에게서 잠시 떨어져 제각각 말없..

|詩| 인터미션

인터미션 -- 마티스 그림 “보조 발레리나”에게 (1942) 검푸른 벽에 활엽수 잎새 잎새들 목에 걸린 하얀색 말굽자석 여자의 긴 팔 가슴 지느러미 바다 속 인어 人魚 오른쪽 大腦半球 찌렁찌렁 울린다 상승곡선 파도를 타며 하얗게 뛰놀다가 잠시 쉬는 사이 詩作 노트: 마티스가 그리는 여자들이 생선처럼 보일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내 오른쪽 대뇌반구가 상승곡선을 탄다. © 서 량 2023.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