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불량품들 은 숟갈이 만고불변이래요 은 젓가락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금속제품은 대개 불미스럽고 젓가락도 아주 불안정해요 그 둘은 걸핏하면 서로에게 난폭해진다는 소문입니다 호젓한 밥상 위에 올라들 앉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기로 했다던데 무슨 생각도 하지 말자! 하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새봄 새싹.. 詩 2011.04.08
|詩| 은수저 은수저는 불량해 산소의 침투로 쉽사리 변색되는 은수저는 은 숟갈과 은 젓가락은 어깨를 나란히 하지만 뜻이 서로 달라 예배 끝난 교회의 적막 속에서 혹은 강남 역 지하철 7번 출구 앞에서 의견을 달리하고 있어 부산스럽게 생각들이 몸체 미끈한 바다생선처럼 펄펄 뛰며 살아 있다는 게 문제라면 .. 詩 2010.06.03
식탁 / 조성자 식탁 조성자 죽음의 비법을 빼내 유포시키며 여자는 앞치마에 손을 쓱쓱 문지른다 지져지고 볶아지고 데쳐져 이빨 사이에서 발끈하게 도는 생기 피를 보고야 직성이 풀리는 칼과 창은 갈비뼈의 살점을 발라내며 허기를 다독인다 뉴질랜드산 홍합의 감촉 북해도산 고등어의 퍼덕이는 비.. 김정기의 글동네/시 2010.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