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 위주의 유튜브를 보며 한국말 쓰임새를 배운다. 귀가 닳도록 ‘누구누구 같은 경우’라는 말을 듣는다. 이를테면, ‘홍길동은…’ 하는 대신에 ‘홍길동 같은 경우에는…’하는 표현을. 홍길동은 사람이 아니라 ‘경우’다. 홍길동이 유일무이하지 않고 홍길동 ’같은’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암시다. 개별성은 없고 동질성만, 개인은 없고 단체만 존재한다는 사고방식, 소신 있고 개별적인 정치가는 없고 당에 충실한 당원(黨員)만 있다는 식이다. 우리 ‘DNA’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대인기피증의 소치일까. 상대의 ‘first name’을 부모가 자식 이름을 부르듯 불러대는 미국적 말습관에 반하여 우리는 성명(姓名, full name) 뒤에 직함을 꼭 부친다. 이를테면,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대표! 성씨(姓氏, 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