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감각 2

|컬럼| 466. 환자와 함께 놀기

스무 살 초반, 백인 청년 피터는 완전 트러블 메이커다. 벽에 머리를 쾅쾅 들이박거나 당나귀식 발길질을 해서 큰 구멍을 낸다. 직원을 때리고 손톱으로 팔을 긁어 자해를 하기도 한다.  피터는 공격성이 강하고 충동심을 잘 다스리지 못하는 기질을 타고났다. 사회는 성품이 유별난 아이에게 정신과 병명을 부여한다. 아이가 저지르는 비행(非行)을 약으로 고치려 하거나 심리치료사에게 떠맡긴다. 21세기 부모들은 자기네들 할 일이 벅차고 바빠서 자식들에게 신경을 쓸 시간이 없는 것이다. 자기가 뗑깡을 부리면 병동직원들이 쩔쩔매는 상황을 대놓고 즐기는 피터는 솔직히 좀 악질이다. 나는 곧잘 그의 아버지 역할을 맡는다. 정신과의사는 자신의 개성을 감추지 않으면서 편안한 자세로 환자를 대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쩔쩔매..

|컬럼| 264. 장난스러움

정신과의사가 환자에게 유머러스한 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아닌지에 대하여 논란이 일어날 때가 있다. 물론 유머의 효과나 부작용은 환자에 따라 다르고 경우에 따라 다르다는 싱거운 정답이 결론이다. 사람 사이에 농담을 하면 안 된다는 법은 없을뿐더러 적절한 강도의 유머가 정신치료에 유효하다는 것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뉴욕 주립대학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 교수 '글렌 게어(Glenn Geher)'에 의하면 적령기 여성들이 매력을 느끼는 남자의 첫째 조건이 유머감각이란다. 그는 현대사회에 있어서 인류의 존속을 위한 출산과 육아 역할을 담당한 여성들이 남성에게서 원하는 것이 재산보다는 지성이라는 점과 지성의 높고 낮음이란 유머감각이 얼마만큼 있느냐 없느냐를 보면 즉석에서 알아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