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선 2

비수 2 / 김종란

비수 2 김종란 몸을 청량한 하늘이 베어 버린다 무심코 손끝 베듯 아득하게 두 동강이 진다 구월의 바람 쏟아져 들어 온다 아이스크림 차 곁에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푸르게 심장을 베인다 그늘에 핀 흰 수국 바람에 서로 어긋나듯 기우뚱 9월의 바람이 불면 내가 아니어도 네가 아니어도 된다 단칼에 베어져 일년초 지듯 살결로 감싼 푸른 핏줄과 붉은 심장 무거운 내장을 오늘은 버려도 된다 하늘만 가득히 들어와라 푸르게 푸르게 섬광처럼 베어져서 멀어지자 바다에 떠있는 흰 유람선처럼 오늘은 있어라 © 김종란 2011.09.19

|詩| 하늘로 뜨는 유람선

기차가 힘차게 지나간 후 솜구름 눈부신 빛 언저리 잠든 듯 꿈 꾸는 듯 유람선 한 척 떠 있다 꼼짝달싹하지 않고 있네 가벼운 물결만 촐싹거려요 나는 유람선, 느긋하게 전후좌우로 기우뚱거리고 있어 지금 맨해튼 하늘 빙판에서 몸매 뚜렷한 스케이트 선수 여럿 무자비한 속도로 질주한다 여기는 아테네 광장 여기에 왜 *tunic을 알몸에 걸친 당신과 나 아득한 숲의 기계체조를 관람하나 여기는 타임스 스퀘어 광장 기엄둥실 승천하는 **Ferris wheel 파도가 흰 이빨을 보이며 내 쪽으로 달려든다 * 고대 그리스 사람들이 입던 헐렁한 옷 ** 대회전 관람차 © 서 량 2021.09.15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9746565 http://www.kore..

발표된 詩 2021.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