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2

|컬럼| 451. 언어의 희롱

“대체로 언어는 진실을 감추는 도구다.”라는 명언을 남긴 코미디언, 조지 칼린(George Carlin, 1937~2008)의 유튜브, “On Euphemisms, 완곡한 표현에 대하여”(1990)를 다시 본다. 전쟁 중 병사들이 겪는 신경증상을 1차 세계대전 때 ‘shell shock, 전쟁 신경증’이라 했고, 월남전쟁 후에는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불렀다는 사실을 그는 지적한다. 1920년대 초의 ‘신경증’이 반백 년 후 정신병으로 변한 것이다. ‘blind, 장님’을 ‘visually impaired, 시각장애자’로 ‘physically handicapped, 지체부자유자’를 ‘physically challenged, 신체장애인’로 미국..

|컬럼| 409. 개구리 비

다섯 살 좀 넘어 낙동강 근처에서 살 즈음 내 유일한 놀이터는 논두렁이었다. 종일토록 메뚜기를 잡으면서 놀던 시절. 어느 날 오후 사방이 캄캄해지면서 소나기가 내린다. 그리고 하늘에서 미꾸라지들이 수도 없이 쏟아진다. 미꾸라지들이 줄줄이 땅에 떨어져서 꿈틀대거나 펄떡펄떡 공처럼 한동안 튀면서 굴러다녔다. 오래 전에 건성으로 보았던 1999년 영화 ‘Magnolia’에 다시 집중한다. 열명이 넘는 중요 등장인들이 서로 엮이고 얽히면서 복합적 테마를 펼친다. ‘magnolia, 목련’은 인간의 본능을 상징한다고 한 영화 해설자는 의미심장하게 풀이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톰 크루즈가 여성공략법을 강연하는 세미나 주최자로 열연한다. 등장인물들의 아픔과 혼동, 부모 자식 사이의 갈등이 과거와 현재를 인정사정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