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일 5

|詩| 한참 전 일

한참 전 일 청춘이 밤을 지날 때거나 목마른 나무라는 제목이었을 거다 정진우 감독이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 신성일 엄앵란 둘이서 서로서로 좋아하더라 흑백 영화가 당신을 감동시킬 때가 있지 세상은 어쩔 수 없는 천연색 영웅이 따로 없어요 그 당시 내 정신상태는 올데갈데없는 시정잡배였다 흑백의 신성일 엄앵란이 허름한 여관 비좁은 침대에서 불안해서 서로서로 몸싸움을 벌일 때  詩作 노트:내 나이 스무 살도 못된 시절에 신성일하고 엄앵란이가 내 청춘을 대변했다 신성일이 걸음걸이마저 흉내 냈다 ⓒ 서 량 2024.09.12

2024.09.12

|詩| 짧게 말하기

아침이면 아침마다 생선 *아지 사려~ 하는 생선장사 구성진 목소리가 담장 밖에서 울리는 곳. 서울 성북구 수유리 수유동에 살면서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장군의 수염을 읽었다. 수유리 장미원 근처에 보건탕이라는 대중탕이 있었고 가까운 거리에 4.19 기념탑이 있었다. 당신과 나와 이어령의 벌거벗은 청춘이었다. 새파랗게 젊으신 어머니는 짭짤한 아지 조림을 자주 하셨다. 신성일이 내 動物腦의 영웅이었고 이어령이 내 人間腦의 지도교수 역할을 맡은 격이다. 내 뇌리에서 생선 아지 비린내가 풀풀 났다. 2002년 4월 어느 날 맨해튼에서 이어령 선생이 제한된 숫자의 관객들에게 무슨 담론을 펼쳤다. 연제가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좀 잘난 척하고 싶었지. 정신과에서 말하는 transitional space..

2022.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