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잠 / 최양숙 푸른 잠 최양숙 어둔 밤 광풍에 가슴에 울리는 쿵 소리 뿌리는 흙을 움켜쥐었지만 땅바닥을 뒤집어놓고 드러내지 말아야 할 내장을 꺼낸 채 설 수 없는 나무 새벽 어스름에 눈뜨지 못하고 혼을 나누던 작은 새 깃들지 못해 슬픈 해 그림자는 기척 없이 바람 한 줄기 잡을 수 없는 메마른 잎새의 시간 하.. 김정기의 글동네/시 2010.07.16
거목과 아버지 / 윤영지 거목과 아버지 윤영지 빛 바랜 태양이 주춤주춤 지고 또 맥없이 마디를 뻐걱거리며 올라 총천연색이 바래어가는 반복의 거듭 속에 우람하던 거목은 부슬부슬 스러져간다 초록물 잔뜩 올라 탱탱히 솟아오르던 수액은 잔 가지, 새 가지로 나누어 뿜어주다 테를 불려가는 세월 속에 진뜩히 다 말라버리.. 김정기의 글동네/시 2010.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