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뜨거운 생선
나이 먹으면 먹을 수록 인격이 원만해지기는커녕 좋고 싫음이 점점 더 뚜렷해진다. 틈만 생기면 저를 놀리려 하시네요. 우리는 늘 과거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 흐를 수록 새삼 해보고 싶은 일이 많이 있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짓 몇 개를 빼 놓고는 다른 일일랑 입 싹 씻고 눈도 주지 말아야지, 하며 마음을 다져 먹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야. 접시 위에 얌전하게 놓인 생선이 저는 평생 단 한 번도 피를 흘려본 적이 없다고 속삭인다. 과거를 피하지 마세요. 과거는 마음의 고향이랍니다. 비단결 망사 지느러미를 휘저으며 날렵하게 기어오르던 물결, 그 광범위한 물살에 씻기고 씻겨 삐죽삐죽 돋아난 가시가 당신의 혀를 찌르는 저녁에 나는 입맛을 다시며 다시 부드러운 생선살에 레몬즙을 뿌린다. © 서 량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