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먼저다 2

|컬럼| 420. 3등분 마음

Strong minds discuss ideas, average minds discuss events, weak minds discuss people. – Socrates (강한 마음은 아이디어를 말한다. 보통 마음은 일을 말한다. 약한 마음은 사람을 말한다. – 소크라테스) 선과 악, 천국과 지옥 같은 이분법을 벗어나서 사람들을 3등분하는 사고방식이다. 3차원은 공간을 창출한다. 3차원은 2차원보다 월등하다. 성부, 성자, 성령이 이루는 3위일체 카톨릭 사상. 본능, 자아, 초자아가 사람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정신분석의 기본. 입법, 사법, 행정으로 나뉘는 3권분립의 정부체제. 우리의 사고방식에는 이렇게 셋이라는 숫자가 자주 들어간다. 넷, 다섯, 여섯 하다 보면 갈래가 많아져서 어려워지는 것인지. 대개..

|컬럼| 352. 내 상황 속에 내가 없다

환자가 내게 대충 이렇게 말한다. “형이 정신병이 있었고, 누나는 유명한 재즈 가수였고, 아버지는 내가 두 살 때 집을 나갔고, 어머니는 평생을 쇼핑몰에서 일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묵묵히 듣다가 마침내 나는 응수한다. “모든 집안 식구에 대하여 자세하게 말하면서도 본인 자신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는 게 흥미롭습니다.” 그러자 그는 그게 뭐가 잘못된 거냐고 거칠게 반응한다. 환자가 부모와 형제자매에 대한 원망심을 털어 놓고 싶어하는 마당에 내가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그는 세션이면 세션마다 쉬임 없이 똑같은 카타르시스 시나리오에 매달리고 나 또한 끈임없이 똑같은 사연을 귀담아듣는다. 정신상담이 증오심의 배설에서 그치는 경우에 더 이상 아무런 진전이 없는 제자리 걸음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것은 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