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변 삼각형은 늘 편안해 보여요 빛이 꼭 그렇게 창문 밖에만 있으라는 법은 없습니다 원자도 광자도 중성자도 얼른 보면 환하다 뿐이지 억 배 정도 확대하면 어둡단 말이야 아주 어두워 나무 몇 그루가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부동자세로 서있네요 그들은 결코 쓰러지지 않을 것이다 빌딩 숲도 황혼을 축복하는 마지막 오렌지 빛인데 검정색 새떼가 빛의 배경을 사납게 긁으면서 시끄럽게 날아갑니다 당신 입술 잔주름이 빌딩 그림자들과 묘하게 평행을 이루고 있다 저는 지금 경쾌한 행진곡을 듣고 있는 중이랍니다 속 눈썹이 긴 커다란 눈동자의 여자가 안개 낀 새벽녘 가로등 앞 튼튼한 사다리꼴 벤치에 이불도 덮지 않고 달랑 누워 하늘을 바라봅니다 다리라도 좀 움직이지 않으려나 아무도 없네요 아무리 사방을 둘러봐도 © 서 량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