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2

|칼럼| 464. 왜 너 자신을 빼놓느냐

스티브는 전형적인 정신질환 증상이 전혀 없는 40대 중반의 백인이다.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고 변덕이 죽 끓듯 하면서 때로는 고집불통이고 걸핏하면 화를 낸다. 화가 치밀면 고함을 지르고 벽을 주먹으로 쾅쾅 때리는 버릇이 있다. 그는 수년 전에 저처럼 성미가 불 같은 걸프렌드와 한동안 같이 살았다. 그들은 언쟁이 잦았다. 여자가 집을 나가고 그는 심한 상실감에 빠진다. 이윽고 상실감이 분노로 변하면서 모든 세상 사람을 원망하고 저주한다. …스티브야, 너는 도대체가 왜 자기 자신은 제켜놓고 남들에게만 신경을 쓰면서 그토록 불행한 삶을 사느냐. -- 내 주변 사람들이 하나같이 악의를 품고 나를 못살게 굴기 때문에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그러는 겁니다. …자신은 남에게 실수로라도 못되게 군적이 없느냐. – 나는 되..

|컬럼| 350. 진짜가 될 때까지 속여라

직장 동료와 수다를 떨다가 ‘언행일치’를 어떻게 번역할지 몰라 말이 막혔다. 이중언어 사이를 왕래하다 보면 와이파이가 끊어지듯 영어의 흐름이 졸지에 끊어지고 한국말이 쓱 나타나면서 의식을 차단할 때가 종종 있다. 나중에야 마음에 좀 들까 말까 하는 번역이 떠올랐다. ‘Put your money where your mouth is’ – ‘자네는 행동을 말에 맞추어야 해’ -- 이때 ‘money’는 사람의 행동을 부추기는 동력이고 ‘mouth’는 물론 말(言)이다. ‘언행일치’에 해당하는 표현이 또 생각났다. ‘Practice what you preach’. – 직역으로, ‘네가 설교하는 걸 실천에 옮겨라’. 이 금언에는 우리가 남에게 설교하는 건 쉽지만 그걸 몸소 실천에 옮긴다는 게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