뺀드부 4

|詩| 목관악기

목관악기 화를 내며 박자를 지키는 아이들윤끼 나는 악기를 거머쥔 손성질 사나운 뺀드부 아이들클라리넷 넷 알토 색소폰 둘 테너 색소폰 하나숲을 향한 각도가 제각각 다르네때때로 엇박자를 내는 뺀드부 아이들너네들 다들 한통속이로구나   詩作 노트:아직 내 몸에 뺀드부 기질이 숨어있다 옛날 어른들이 딴따라 기질이라며 멸시하던 기질 © 서 량 2024.03.16

|詩| 튜바가 붕가붕가

튜바가 붕가붕가 대퇴근을 감싸는 홀태바지 맘보바지 성북구 불량소년 붕가붕가 뺀드부 붕까붕까 입술 떨리는저음이 달콤해요 옛날은 저음이야뺀드부 빛 바랜 흑백 사진 oompah oompah 튜바가 컴퓨터 데스크에 코를 처박고 있네 詩作 노트:테너 튜바를 구입해서 요즘 간간 열심히 연습 중이다테너 튜바는 크리스마스 때 보는 튜바처럼 크지 않다  © 서 량 2024.02.25

|詩| 북소리

고등학교 뺀드부에서 대북을 솜방망이로 쿵쿵 치던 놈 눈이 부리부리하고 몸집이 실해서 아무도 그놈을 집적대지 못했다 세상 실체라는 실체는 무조건 쿵쿵 때리던 놈 눈, 비, 벼락과도 부딪치고 4분의 2박자 애절한 사랑이며 연신 때려대는 동안 눈에서 불이 번쩍번쩍했어 횃불처럼 햇살 좋은 가을 무슨 학교 행사 때 뺀드부 행진 중 전 멜로디 악기들이 그놈이 치는 운명의 북소리에 귀를 쫑긋 세운다 멜로디고 나발이고 다 소용 없어 북소리, 박동하는 심장 신호 말고 실체는 없어 구름 언저리로 콩나물대가리들이 후두둑 날아가고 있지 그치 지금 32분 음표 여럿 시작 노트: 과거, 현재 구획하는 거는 부질없는 짓이다. 흐르는 강물의 상류, 하류를 분리수거할 수 없지. 내 안에 출렁이는 강에는 예나 지금이나 어슷비슷한 미생물..

2022.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