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비단실 비단실 -- 마티스 그림 “안락의자에 앉은 여자”에게 (1940) 꽃병에 꽂혀 위로 뻗치는 누에고치 벌레집 분홍색 누에고치 하늘색 벌레집 배경은 암흑 일부 새까만 암흑 안락의자를 독차지한 여자 시무룩한 여자를 봐봐 햇병아리 노랑에 떡 걸쳐진 홍당무색 종아리를 詩作 노트: 마티스 그림이 아늑해 보인다. 빨강, 노랑, 파랑과 새까만 암흑이 잘 어울리면서. © 서 량 2023.07.10 마티스를 위한 詩 2023.07.10
꽃 수리공 / 김정기 꽃 수리공 김정기 바람에 시든 여린 꽃잎 하나 입김 불어넣는 나는 평생 꽃 수리공 가녀린 대궁 뼈에 주사를 놓고 사위어가는 촉수에 힘살을 보태어 잎 위를 긁은 칼자국을 꿰맨다 치과의사가 이빨을 수리하고 미장이 지미가 앞마당을 고치듯. 몸을 이루는 살과 잠과 적멸 죽음에 엉겨 찢어지는 꽃의 몸에 가는 바늘 비단실로 수놓아가지만 얼마나 갈런지. 우리가 함께 누리던 미움도 어루만지는 날이 오리니 슬픔이 없는 순간을 꽃술에 꿰어 목에 걸고 잠들지 못하는 세상에서 함께 나누어 철 따라 바람에 새 옷을 갈아 입히지만 보수도 없는 꽃 수리공 © 김정기 2014.04.17 김정기의 詩모음 2023.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