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청사기 / 김종란
분청사기 김종란 깨뜨려져 흩어지는 소리 소리 소리는 떠나고 먼 옛날 꽃잎 지듯 깜깜하게 물레는 돌고 일필휘지의 손짓, 모란 연옥의 불꽃 머금어 아련히 희다 아니 불에 타 검다 새는 오롯이 오리무중을 걷지 담담하게 휘어짐을 새겨보는 덩굴 그리고 눈 크게 뜬 말 없는 물고기 안개가 머무는 하늘 눈 내리는 하늘은 몸으로 두르고 소리 없는 기척으로 마주 보지 않는 눈빛으로 다시 빚어지는 불의 추상, 미래 © 김종란 2011.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