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심 3

|詩| 집중

집중 -- 마티스의 그림 “얼굴을 팔에 묻은 여자”에게 (1929) 렌즈가 반짝인다 새하얀 백지 한 장 여자가 사라질수록 더 빛나는 렌즈 가려진 입술, 사무치는 검은 그림자 오른쪽 팔죽지 上膊筋 양순한 힘살이 감추는 지극한 本心 詩作 노트: 마티스의 그림 속 여자 눈초리가 매섭다. 성능 좋은 렌즈 같다. 배경은 白夜, 남극 또는 북극에 가까운 지구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 서 량 2023.06.15

|詩| 내 그림자

어느 날 내 그림자가 휘청거리는 장면을 보았다 무형도 유형도 아니면서 연신 변덕을 부린다 누군가 저를 살펴보고 있다는 걸 전혀 모르는 듯 태평한 동작! 내가 점잖아지면 저도 차분해지고 내가 까불면 금세 팔짝팔짝 뛰논다 그는 찬 바람 몰아치는 봄밤이면 내 등때기에 바싹 들러붙어 내 육신의 명맥을 잘 이어주는 본심을 알 수 없는 동물이었다 지금 잠시 어디로 외출하고 없는 내 그림자가 그립다 시작 노트: 16년 전에 멋모르고 쓴 시를 지금 새삼 살펴본다. 그때도 내 동물뇌와 인간뇌를 분리해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 식으로 잘난 척하면서 분별심을 발휘하는 나는 또 누구냐. 나도 내 그림자도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을 뿐. - 2023.02.28 © 서 량 2007.07.26 -- 뉴욕..

발표된 詩 2023.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