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을 찾아 헤맨다 18세기 중엽 키다리 외다리 롱 존 실버가 모니터 화면에서 감쪽같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는데 그가 어느 날 아래층 금성 세탁기에서 불쑥 홀로그램으로 솟아오를 거라는 예감이 들어요 파란 영국 해군 제복 이등변삼각형 모양의 모자를 쓴 채 아무 데나 무단출입을 하는 그가 어깨에 앵무새 날개를 펄럭이면서 닥터 리브시, Dr. Livesey*가 갑판에서 선장을 쿨하게 꾸짖는다 지금껏 아무 탈 없이 운행되는 아래층 금성 세탁기가 막말 잘 하기로 소문난 양말 한 짝을 꼬드겼다는데 때로는 짝이 다른 양말들이 한꺼번에 아담한 목선을 타고 야반도주로 떠난다는 거예요 거세게 출렁이는, 출렁이는 파도를 타고 아! 글쎄, 희한한 금궤가 숨어있는 보물섬을 찾아서 * Long John Silver, Jim 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