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아열대, 스콜이 잦다 / 김종란 그 곳은 아열대, 스콜이 잦다 김종란 주소도 없이 잠시 깃들어 있는 곳 봄이 들어오고 나가는 사이 눈을 감았다 뜨는 사이 지어진다 웃음소리 가득하다 벌새보다 부지런히 날갯짓 하며 한 순간을 짓는다 꽃 지는 사이 무지개 사라지는 사이 연필 스치는 소리 사각사각 지어진다 그리고 지워진다 © 김종란 2021.07.07 김종란의 詩모음 2023.02.04
거미의 장화 / 김종란 거미의 장화 김종란 알 수 없음의 장화를 신고 끈끈하게 매달려 흔들린다 다른 시간으로 가지를 뻗는 봄, 위장한다 깊은 숨을 쉰다 눈 깜짝할 사이 지나면서 제비꽃의 들숨 벌새의 붕붕거리는 비상 비 오는 코스타리카 숲을 불러와 숨을 쉰다 바다에 떠 있는 거미 어리둥절 목숨을 늘이며 숨을 죽인다 © 김종란 2021.03.23 김종란의 詩모음 2023.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