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잡이제비꽃 3

|詩| 벌레잡이제비꽃

벌레잡이제비꽃 인터넷 속 거무튀튀한 돌 틈에 뿌리를 박고 우두커니 서 있는 벌레잡이제비꽃 바람이 구름의 품을 파고든다 활짝 펼쳐지는 핑크 빛 요술 일렁이는 전자파장 벌레잡이제비꽃이 눈물을 흘린다 초록 바람 전자파장 속에 찌르르 감전되는 나 詩作 노트: 24년 전 詩, ‘인터넷에 잡힌 꽃’을 많이 고친다. 24년 동안 나는 좀 달라졌고 語法도 달라졌다. © 서 량 2009.04.14, 2023.10.23 수정

2023.10.23

|詩| 인터넷에 잡히는 꽃

솜구름 떠도는 화면 속 거무칙칙한 바위 틈에 자리잡은 *벌레잡이제비꽃, 초록색 바람에 붙잡힌 벌레잡이제비꽃이 다섯 손가락을 펼친다 진한 보랏빛 요술을 부리는 벌레잡이제비꽃, 전자파장 자욱한 인터넷에 새빨간 점박이 무당벌레 한 마리 기어간다 잠시 후 눈물을 펑펑 쏟는 벌레잡이제비꽃, 초록색 바람결에 짙은 안개가 깔리는 전자공간에 투사되는 당신의 심층심리 *Pinguicula vulgaris: 대한민국 북부 높은 산의 습한 바위나 늪지에 나는 여러해살이 식충 식물 시작 노트: 내 삶을 지배하는 인터넷. 어떤 때는 종일토록 인터넷을 쏘다닌다. 우연찮게 벌레잡이제비꽃을 공부한다. 동물을 잡아먹는 식물이라니! 말만 듣던 그런. © 서 량 2009.04.14 – 2022.12.15

2022.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