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3

입양가족 / 김정기

입양가족 김정기 망가진 기억 서성이다 바다를 밟고 온 아이 묵은 옷을 벗어버리고 맞지 않는 새 솔기에 겨드랑이 베인다 출렁이는 머리카락 사이로 유전자가 입양가족의 유리창을 때린다 피는 다르지만 물이 같은 우리는 70 퍼센트 물에 도저히 못이기는 붉은 색 흙 속에 감추어둔 얼룩에 뿌리가 몸부림쳐도 응달은 맥을 놓고 양지가 되는 입양가족은 조금씩 피가 같아진다 말투가 같아진다 조상이 같아진다 발가락이 닮아간다 © 김정기 2016.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