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2

|컬럼| 63. 정신병이 달(月)에서 온다더니

정신병이 달(月)에서 온다더니 ‘He is a lunatic’이라는 표현은 시쳇말로 어떤 사람이 ‘뿅갔다’는 뜻. 사람이 머리가 팽! 도는 순간 옆 사람이 잘 들으면 ‘뿅!’ 하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모양이다. 양키들은 13세기경부터 사람이 미치는 것이 달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위의 표현은 한 사람의 정신상태가 달 모습이 바뀌듯 계속 변덕을 부린다는 뜻에서 비롯됐고 ‘lunatic’이 노골적으로 ‘미친 사람’이라는 의미로 변한 것은 1377년 고대 불어에서였다. 달이 바닷물을 밀고 당겨서 밀물과 썰물이 지금 이 순간에도 해변을 휩쓸고 있다는 사실을 당신은 알고 있겠지. 사람 몸 혈액의 소금 농도도 바닷물의 소금 농도와 같다. 저 거대한 바다를 뒤흔드는 달과 지구의 애틋한 견인력이 나와 당신의 ..

|詩| 꿈에 대한 보충설명

정신병은 건재한다 낮에 뜬 반달이 내게 눈길을 보내는 날,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돼 우리의 영혼이 안전한 길목에 접어든 증거입니다 앞이 안 보이는 마음에 들떠서 마구 들떠 허둥지둥 하늘 밖으로 쏟아지는 별무리를 잡으려 하더니 한사코 아주 평온한 기분이야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해 정신병의 갑옷이 당신의 영혼을 보호한다 든든해 아주 든든해요 반달이 내게 미소를 보내기 전, 멀리서 아주 멀리 작은 새 여럿이 떼를 지어 날아갑니다 효험 있는 약을 외면한 채 이토록 생생한 꿈의 막바지 끈을 놓지 못하는 우리들 때문에 © 서 량 2018.06.17 -- 2019년 겨울호

발표된 詩 2021.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