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3

*일각수의 흰 뿔 / 김종란

*일각수의 흰 뿔 김종란 박물관 깊숙히 어두운 조명 아래 내비치는 너의 흰 뿔 내게로 와 그 흰 뿔이 자라나 협곡 깊이 자리잡은 푸른 돌들의 형제로 와서 신화의 음률, 낮은 울타리가 된다 유월의 **하얀 리본 나무 폭우 속에 내 마음의 비도 그쳐 하얀 리본 나무 음악의 문 소리도 없이 열려 시간은 거꾸로 흐르고 나의 기타에 비스듬히 기댄다 너의 흰 뿔은 어둠 속에서도 평화와 신비의 빛 멈춘 시간 그 곳에 멈춘 신화 낮게 더 깊게 연주되는 사파이어빛 음률 유월을 지나는 하얀 리본 나무 *The unicorn Tapestries (Cloisters museum) ** Cornus Kousa © 김종란 2021.06.09

목요일 외출 / 김정기

목요일 외출 김정기 노란 우산을 펴 들었다 얼마만인가 비 오는 날 홀로 외출이 우산위로 11월 중턱의 빗방울이 구슬 구르듯 흘러내린다. 가볍고 느린 트럭에게 길을 내주며 걸어가고 부딪히고 멈추어 선다. 매디슨 애비뉴 박물관, 떠난 사람들의 그림 앞에서 백년 전 구름 떼, 추수 끝낸 들판과 마주서서 시간의 옷섶을 만진다. 인간의 내심을 가는 선으로 빚어 놓은 조각들에게서 사람냄새가 물씬거린다. 결국세상을 떠나기 위해 사람들은 자기의 분신을 만드는데 땀을 흘리는 것일까 샤갈의 색채를 바라보며 코트 깃을 세운 젊은 여자가 환한 침묵을 훔치고 있다 분주한 바깥거리에 서서 감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대의 하늘을 향해 노란 우산을 활짝 펴서 던진다. 던진다. 날린다. 날아간다. 빌딩숲 넘어 점 하나로. © 김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