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2

|컬럼| 46. 왕과 나

년 전에 한국에서 라는 영화가 히트를 치더니 요사이는 티비 연속 드라마 가 우리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때 ‘왕’은 임금님을 뜻하지만 우리 속어에서는 크기가 크거나 정도가 대단한 상황을 지칭하기도 한다. 왕만두, 왕거미, 왕소름, 왕짜증, 왕겨, 왕따 같은 말들이 그 좋은 예다. 육이오 사변 때 미군들이 만들어 낸 슬랭 ‘honcho(우두머리)’는 우리말의 ‘왕초’를 양키식 발음으로 한데서 왔다 한다. 당신도 알다시피 왕초는 똘마니의 반대말. 조선시대 유학자들은 왕(王)을 하늘과 땅과 사람을 아래 위로 관통하는 존재라고 추상적인 해석을 내렸다. 그러나 왕이 원래 도끼의 형상에서 유래했다는 것을 당신은 알고 있는가. 왕(王)이라는 상형문자를 찬찬히 살펴보면 정말 도끼처럼 보이는 것을. 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

그해, 서울의 봄 / 김정기

그해, 서울의 봄 김정기 오월이 지나간다. 잔인한 달이었던가. 그해 서울의 봄은 모든 결박을 풀었건만 유리창이 깨졌다 철통 같은 중앙정보부 유리벽 핏자국 하나 남기지 않고 부서졌다.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며 빛나던 총구에 녹이 슬어있다. 그 어깨에 별이 떨어졌다 그래도 목소리는 떨리지 않았다. 그 명령의 쇳소리는 이제 다시 우는 새가 되었다. 플러싱 어느 모퉁이에서 우리는 모여서 쓸쓸히 촛불을 밝히고 다시 우는 새가 되었다. 이번 오월에도. © 김정기 2022.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