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서리 2

|詩| 자목련과 종달새

자주색으로 터지는 꽃잎 열림이 하늘을 부유하는 깃털 떨림이 몸서리치게 유한하다 당신의 결을 매만지는 나의 앎 그 절실한 앎도 유한해 자목련이 종달새와 덩달아 지지배배 하늘을 날아다니네 그들은 몰라요 꿈에도 알지 못해 오늘같이 하늘이 소리 없이 젖혀지는 동안 당신이 좀처럼 서글퍼 하지 않는다는 걸 시작노트: 집 차고 옆 굴뚝 앞에 핀 자목련 꽃을 사진 찍었다. 몇몇은 꽃잎을 활짝 뒤로 젖힌 자세다. 자목련과 종달새의 삶이 유한하다는 생각에 몸서리를 친다. 엊그제 한 블로거의 詩를 읽으면서도 그랬다. 종달새는 울지 않는다. 종달새는 다만 노래할 뿐. 자목련이 종달새와 함께 새처럼 훨훨 날아간다. ©서 량 2021.04.15

2022.04.15

|詩| 달콤한 꿈

꿈에도 법칙이 있대 꿈을 지 마음대로 꿀 수 있다며 나를 달콤하게 유혹하는 책을 읽었어 우리는 모두 한결같은 드림프로듀서 당신도 나도 밤이면 밤마다 지 구미에 맞게 꿈을 꾸민다는 거지 배경음악이 꺼림직하다 중간중간에 들린다 캄캄한 창세기 이후 내내 혼자 중얼거리는, 귀에 익은 목소리 세상에나, 지 뜻대로 꾸민 천연색 꿈을 관람할 수 있다니요 푹신푹신한 소파에 거의 누운 자세로 앉아서 지루한 설명 부분일랑 건성건성 넘어가고 달콤한 장면만 골라서 즐기면 되겠네, 안 그래요? © 서 량 2009.11.11 – 2021.04.06

2021.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