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2

|詩| 4월과 5월 사이

이제야 쉽게 말하는 법을 배운다. 어느 4월 새벽에 코를 골며 자다가 쇠잔하는 꽃잎처럼 잠꼬대가 툭, 떨어질 때 맹탕 터지는 언어의 희롱이 신기하기도 해라. 4월은 나긋나긋하다. 모처럼 상냥한 낯빛으로 고개를 쳐드는 저 무모한 신록의 저력을 견디지 못해, 나 지금. 저의 불온한 대뇌 안쪽에 숨어있는 신경조직이 지직! 지지직! 전자파동을 일으키는 내내 몇 번이나 혼절을 했는지요. 우리의 순결한 몸 장난은 순전히 사랑 때문이었어. 당신이 철없이 그리운 동안 먹구름 뒤쪽에서 확, 밝았다가 내가 모르는 이유로 스르르 사라지는 빛의 춤사위를 턱없이 보았거든. 상서로운 낌새라 말하고 싶겠지. 눈부셔라. 나 지금 눈까풀을 일부러 밑으로 내리고 있다. 시작 노트: 쉬운 말과 어려운 말은 순전히 주관적인 해석에 지나지 ..

2023.04.28

|詩| 꽃단장

하늘이 먹구름을 덮는다 구름 건너편 세상 모퉁이가 보일까 말까 싶은 날 커다란 물고기가 깊은 당신 속에서 흐느적거립니다 커다란 물고기가 입 양쪽 가장자리에 긴 수염을 흔들며 두루두루 어둠을 탐색합니다 커다란 물고기는 거동은 향방이 뚜렷합니다 아까부터 진눈깨비가 오려나 했지요 진눈깨비에 대한 예측이 들어맞았어 세찬 바람이 고개를 드는 지축으로 진눈깨비가 휘몰아칩니다 꽃비, 꽃비가 쏟아집니다 휘날린다 하늘이 열리면서 구름 건너편이 보여요 화려해, 아주 화려해! 대지가 온화해지고 있어요 © 서 량 2021.02.25

2021.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