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숨결 김정기 숨이 막힌다 걸어 갈 사이마다 모래로 채워있다 모래를 혜쳐야 하늘이 보이고 정원의 나뭇잎 하나라도 만질 수 있으련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모두 모래다 발이 닿는 곳이 바다일 지라도 광야일 지라도 혈육의 숨결에 기댄다 모래로 가득찬 세상 모래로 가득찬 신발 세월이 내리는 모래 휘장에 막을 내리면 모래란 모래를 다 마시고 뜨겁게 닥아오시는 당신 기다리는 그날 막힌 공간이 열고 뛰어나간다 모래는 산소가 된다 숨결이 된다 © 김정기 2022.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