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3

|컬럼| 473. 버딘스키

환자들 간에 말다툼이 일어난다. 금세 주먹다짐이 터진다. 정치가들 사이에 말다툼이 일어난다. 그들의 말다툼은 주먹다짐 대신 막말잔치로 돌변하기도 한다.  그룹테러피 세션에 나는 환자들의 인내심 부족과 미숙한 언변을 염두에 두면서 자유토론을 멀리하고 강연 형식을 취하려 애를 쓴다. 마치도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교사라도 된듯한 기분이다. 남의 말을 가로막는 습관이 있는 환자가 눈을 크게 뜨고 앉아있다. 그는 내 말이 채 끝내기도 전에 재빨리 끼어들어 반대의사를 표명하거나 주제와 관계없는 말을 꺼낸다. 다른 환자가 “Hey, Mr. Buttinksi!” 하며 그를 향하여 목소리를 높인다.  참 오랜만에 듣는 속어, ‘Buttinski’다. ‘butt in’에 도스토예프스키 또는 차이코프스키 같은 북유럽식 이름의..

|컬럼| 281. 막말 논란

막말에 대하여 생각한다. 사전을 찾아보며 생각했다. 막말의 첫째 뜻은 나오는 대로 함부로 하는 말. 둘째로는 뒤에 여유를 두지 않고 잘라서 하는 말을 의미한다. 첫째 뜻으로 보면, 당신이 말을 함부로 내뱉는 순간 미안하지만 당신은 세련되지 못한 사람으로 낙인이 찍히는 수가 있다. 코냑처럼 정제된 비싼 술을 꼴짝꼴짝 마시는 고상한 귀족이 아니라 쌀과 누룩을 대충 걸러낸 싸구려 막걸리를 벌컥벌컥 들이키는 시정잡배로 보일 것이다. 막말은 로코코 시대의 우아한 왈츠보다 지 멋대로 몸을 흔드는 막춤의 현대적 이미지를 불러일으킨다. 막소금, 막소주, 막국수, 막가파, 막노동 같은 말에 들어가는 막자 돌림이 그 좋은 예. 또 있다. 인감증명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나 함부로 써도 좋은 막도장. 게다가 마음에 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