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화 속의 길 / 김종란 풍경화 속의 길 김종란 처방전 빈 귀퉁이에 받아 적습니다 대책 없이 바람 서두는 봄 길이든가, 해가 가슴 속으로 낙하(落下)하는 한여름 녹음(綠陰)이든지 부칠 곳 없이 저녁 녘 다다른 검푸른 바다라 꽃 지듯 홀로 저문 풍경이네요 낯선 곳에 있습니다 저기인데 왜 다다르지 못할까 의문입니다 그림 속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괜찮다고 합니다 쉬이 도착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웃으면서 그렇답니다 © 김종란 2018.05.08 김종란의 詩모음 2023.01.20
녹음(綠陰) / 김종란 녹음(綠陰) 김종란 비가 내린다 볼 수 없으니 비가 내린다 손을 뻗어도 닿지 않으면 비 안개 소리 유리창 너머 오가는 사람들 그 선명한 몸짓 벗 삼아 차 향을 맡는다 낯설음을 들이킨다 이 낯섦을 녹음이라 부른다 짙푸른 길 비는 반짝이며 녹음은 무성하다 © 김종란 2013.05.30 김종란의 詩모음 2023.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