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면허 2

|컬럼| 394. 하늘에 사람이 나르샤

병동환자 매튜가 하는 말을 직원들이 잘 알아듣지 못한다. 나 또한 그의 말을 다 알아듣지 못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거의 다 파악한다. 그의 심중을 눈치로 때려잡는다. 매튜는 자기를 이해하는 나를 좋아한다. 정신과의사는 환자의 말을 귀담아듣는 일이 천직이다. 환자가 어떻게 말하느냐 하는 점에 대하여 냉정한 평가를 내리면서 무슨 말을 하는가, 하는 내용(content)보다 어떻게 말하는가, 하는 형식(form)에 더 신경을 쓴다. 폼생폼사다. 말이 즉 생각이다. 말의 형식이 일반인들과 크게 어긋나는 경우에 ‘formal thought disorder, 형태적 사고장애’라는 전문용어를 쓴다. 바쁜 세상에 사람들 간에 오고 가는 의사소통은 일단 구색만 갖추면 너끈히 통한다. 말은 ..

|詩| 낚시면허

...나도 당신을 좋아했어, 교외에 있는 당신 집의 슬픔, 당신의 초라한 정원도, 담당구역, 문닫은 작은 부서에서 찾은 당신의 지도를 갖고 있어 낚시 권한도 포함돼 있지 - The Magnetic Fields: Andre Breton & Philippe Soupault (1920), 14 쪽 입술이 부르트도록 색소폰을 불었지 100년 전 프랑스에서 누군지 색소폰을 불었어 입술이 부르트도록 24살짜리 *앙드레 브르통 정신분석으로 훤칠해진 이마 위에 벌레, 다정한 벌레 고물고물 기어 다니는 **automatism 검열당국 직원들이 바캉스 떠나고 없는 Paris 한적한 교외, 저도 도시의 자율신경을 믿어요 금빛 물고기를 잡아야겠어 펄펄 뛰는 채로, 눈부신 파도를 헤집고 튀어 오르는 물체, 젖빛 여름 하늘 구름..

2021.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