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내 손안의 나비**
나비는 나비일 뿐인데 당신은 나비 때문에 장자에게서 엄청난 교훈을 받고, 나는 물색 모르고 겨울 새벽 비몽사몽 잠결에 흥분한다 나비는 나비일 뿐인데 나와 무슨 상관이람 나비가 날개를 팔락이다가 별안간 전신 운동을 뚝 그치는 순간을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더라. 나비는 세상이 다 아는 당신의 열렬한 사랑처럼 서서히 죽는다 내 손안의 나비는 흉측하다 곱상한 날개의 진동으로 소슬바람을 일으키던 동심의 나비는 어디로 사라졌나 나비는 더 이상 내 손바닥에 사뿐 내려 않지 않는다 대형 차량사고와 땅이 쩍쩍 갈라지는 재난영화에 쫓기고 밀리다가 나비들이 많이 죽었다는 소식이다 평생 슬픔을 잘 감춰며 살아온 나비들이노랑나비, 흰나비, 검정나비, 그리고 저 무시무시한 호랑나비까지 포함해서 © 서 량 2010.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