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의 장화 / 김종란 거미의 장화 김종란 알 수 없음의 장화를 신고 끈끈하게 매달려 흔들린다 다른 시간으로 가지를 뻗는 봄, 위장한다 깊은 숨을 쉰다 눈 깜짝할 사이 지나면서 제비꽃의 들숨 벌새의 붕붕거리는 비상 비 오는 코스타리카 숲을 불러와 숨을 쉰다 바다에 떠 있는 거미 어리둥절 목숨을 늘이며 숨을 죽인다 © 김종란 2021.03.23 김종란의 詩모음 2023.01.28
선잠 든 붓꽃 / 김종란 선잠 든 붓꽃 김종란 두텁다 햇빛이 들어오며 빛나는 생각의 뱃길 선잠 든 붓꽃 깊은 숨으로 묶는 날아가려 하나 춥고 더 떨리고 뿌리치고 도망가는 꿈놀이 가만히 웅크리다 햇볕에 숨어있다 드러나는 붓 끝 © 김종란 2015.03.25 김종란의 詩모음 2023.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