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4

|詩| 텐션

텐션 풀밭 토템에 기대앉아  팔에 힘을 주는 동작 근육을 긴장하면 당신에게 전달되는 힘  군대생활을 회상한다 성황당을 기억한다 심령술을 배우리라 영혼을 텐션으로 메우는 나는 회오리바람이다 불쑥 하늘을 찌르는  詩作 노트: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같은 거다  키가 빨래장대보다몇 십 배 큰 totem pole 울긋불긋한 주로 빨간색이다  © 서 량 2024.07.04

카테고리 없음 2024.07.04

상어잡이 / 김정기

상어잡이 김정기 매일 마지막 보는 햇볕과 바람에게 손 흔들며 거친 바다에 뛰어든다 물의 무게를 버티면서 조금씩 잦아든다. 날렵히 헤엄치며 다가온 상어는 얼굴 붉히고 눈 맞추고 돌아갔다. 다시 돌아왔다. 황량한 물살에 먹히는 시간들이 반짝이기 시작할 때 내 곁에 지나가는 모든 것들이 눈물겨워지는 것은 난해한 바다 속의 풍경으로 인함일까 형광색으로 빛나는 삭신을 들켜 쥐고 돛을 편 형상의 지느러미에 숨은 찰진 속살에 반해버린다. 어디를 가나 상어 떼는 있고 내 손엔 펄떡이는 상어들이 살아있다. 상어들은 모래사장도 밤바다도 환하게 밝히지만 삭아가는 정신의 근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 김정기 2014.01.25

수묵화 3 / 김종란

수묵화 3 김종란 서늘한 이국(異國)의 말로 레슬링을 해 숲에서는 문이 열릴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 근육과 핏줄이 엉기어 있지만 숲에서는 살아 있으리라 눈 폭풍 속을 달려 겨울 숲 눈을 가리고 달리고 있어 언제 누가 내가 네가 이국의 말로 레슬링을 하고 있어 있는 말 없는 말/ 눈보라 말하면서 도망가고 있어 겨울숲에는 눈보라가 치고 있어 먼 겨울숲은 눈보라에 잠겨 있어 © 김종란 2014.01.08

|詩| 괘종시계 호랑이 얼굴이

사람 키보다 큰 괘종시계가 벽에 등을 대고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종아리에 쥐가 나네 내분비학을 전공한 대학 후배 얼굴이 떠올랐어 근육이 뻣뻣해 밑도 끝도 없이 터지는 일, 좀처럼 풀어지지 않는 마음이에요 흐리멍덩한 메모리, *Tyger Tyger, 호랑이가 내 쪽으로 쓱 한 발 다가온다 줄무늬 줄줄이 물결치는 色相, 호랑이 몸이 일그러진다 무너지는 겨울 파도, 호랑이 얼굴이 괭괭 울린다 당신이 망가지고 있어 내 얼굴이 괭괭 울린다 두 발로 서면 몸집이 사람 키보다 큰 호랑이가 푹푹 깊은 숨을 몰아쉬는데 나를 유심히 쳐다보면서 *신비주의자, 선지자로 불리는 영국 시인 William Blake (1757~1827)의 대표작 “The Tyger”의 첫 구절. 시작 노트: 올해가 호랑이 해라는 걸 생각할 틈이..

2022.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