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276. 친숙과 경멸
미국에서 오래 살아온 당신은 아마 'Familiarity breeds contempt, 친숙은 경멸의 근본'이라는 영어 격언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람이 서로간에 익숙해지면 상대를 깔보게 된다는 뜻이다. 가까이 지내는 형제 자매들끼리 툭하면 싸우거나, 손주 귀엽다고, 오냐오냐 했더니 할아버지 무르팍에 똥싼다는 우리 속담도 다 같은 말이다. 불상사는 늘 가까운 사이에서 일어난다. 논리의 비약을 하자면 이 격언은 기원전 44년에 로마의 줄리어스 시저가 가장 믿었던 친구 브루트스에게 배신을 당한 나머지 급기야는 그의 칼에 참혹하게 찔려 숨을 거두는 장면을 연상시키는 말이다. 각설하고, 근래에 우리 말에 '개'가 들어가는 신조어가 많이 등장하는 것을 본다. 개나리, 개꿈, 개살구, 개망초, 개망신 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