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이 2

|컬럼| 475. 욕

사이버스페이스를 드나드는 지구촌 사람들이 욕을 하는 성향에 대한 통계를 읽는다. 뉴욕 포스트는 미국내에서 가장 욕을 자주하는 사람들이 뉴요커가 아니라며 실망스러운 기색을 보인다. 1등은커녕 17등으로 밀린 뉴욕 시티. 영화에서 자주 보는, 말끝마다 욕을 쏟아대는 맨해튼 거리의 풍경은 터무니없는 과장이라는 판명이다. 2024년 8월에 1000명의 온라인 트위터 메시지를 대상으로 한 집계를 따르면 미국에서 욕을 제일 잘하는 도시는 메릴랜드주의 볼티모어라는 것. 볼티모어는 선원들이 많이 사는 항구다. 뱃사람들은 워낙 바다에 대한 공포심에서 욕을 잘한다는 글을 어디서 읽은 적이 있다.   네이버 사전은 욕(辱)이라는 한자어를 이렇게 풀이한다. ➀남의 인격을 무시하는 모욕적인 말. 남을 저주하는 말. ➁아랫사람의..

|컬럼| 123. 이름에 대하여

자고로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했거늘 그 풍조를 좇아 우리는 명문대학을 추구하고 명품을 밝히는 관습이 있다. 하다 못해 얼마 전에 무심코 본 티브이 광고에서도 '김치도 명품이 있습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김춘수는 「꽃」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고 의미심장하게 술회한다. 이 발언은 꽃도 관등성명이 분명해야 꽃답다는 엄청난 성명서처럼 들린다. 반면에 셰익스피어는 「로미오와 줄리엣」(1597) 2막 2장에서 줄리엣의 입을 빌려 이렇게 설파한다. "What's in a name? That which we call a rose /By an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