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량의 詩, 글, 음악/김정기의 글동네: NY, NJ,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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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옷 2

전어구이 / 김정기

전어구이 김정기 지난 여름 가장 뜨거웠던 날 마당 어귀 잔디를 태우던 불볕 한 타래 먹어버렸다 몸에서 나오는 보드라운 가을볕에 나뭇잎의 피부는 헐거워지고 작은 몸에 오팔 갑옷을 입었다 솔가지 불 속으로 뛰어든 한입 살점 집 나갔다 돌아온다는 속설에 덜미 잡혀 저녁상에 올릴 쓸쓸한 반찬. 그동안 버렸던 꽃나무를 몸에 심고 언젠가 바다를 떠나 빛나는 모형의 비늘로 팔려가기를 기다린 차가운 눈빛은 연기에 묻혀있다 © 김정기 2013.10.03

김정기의 詩모음 2023.01.09

|詩| 꿈에 대한 보충설명

정신병은 건재한다 낮에 뜬 반달이 내게 눈길을 보내는 날,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돼 우리의 영혼이 안전한 길목에 접어든 증거입니다 앞이 안 보이는 마음에 들떠서 마구 들떠 허둥지둥 하늘 밖으로 쏟아지는 별무리를 잡으려 하더니 한사코 아주 평온한 기분이야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해 정신병의 갑옷이 당신의 영혼을 보호한다 든든해 아주 든든해요 반달이 내게 미소를 보내기 전, 멀리서 아주 멀리 작은 새 여럿이 떼를 지어 날아갑니다 효험 있는 약을 외면한 채 이토록 생생한 꿈의 막바지 끈을 놓지 못하는 우리들 때문에 © 서 량 2018.06.17 -- 2019년 겨울호

발표된 詩 202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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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정신과의사 • 서울의대 졸업 후 도미 • 뉴욕한국일보, 조선문학 詩부문 등단 • 詩集: 『만하탄 유랑극당』 『브롱스 파크웨이의 운동화』 『푸른 절벽』『꿈, 생시, 그리고 손가락』 • 클라리넷, 색소폰 연주가 • 2006년 4월 이후 뉴욕중앙일보 고정컬럼 「잠망경」 현재까지 격주로 집필 중 • 이 사이트를 <김정기의 글동네>의 뉴욕, 뉴저지 회원들과 공유함 • 스팸 댓글은 삭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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