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가상현실 내 밑바닥에 누워있는 당신의 진실을 보았다 한편의 시를 쓰고 싶은 욕망 때문에 눈을 감는 순간 매서운 채찍질과 빠르고 음산한 배경음악에 박자 맞추어 온몸으로 눈보라를 뚫고 질주하는 저 북극의 개, 울부짖는 늑대 떼보다 몇배 더 성급한 개떼, 내가 개 여러 마리로 길길이 둔갑하여 썰매를 끌고가는 흑백의 화면을 보았다 한밤중에 한껏 지구를 가로지르고 싶은 내 주인의 희열을 위하여 © 서 량 2017.03.30 --- 2020.06.07 詩 2020.06.08
|詩| 비디오 렌즈와의 대화 당신은 가상현실이다 진한 향기에 흠뻑 젖은 볼록렌즈 건너편에 가만가만 모로 누워있는 어두움의 평화다 렌즈 속 어둠이 통째로 움직인다 남자애인지 여자애인지 알 수 없는 조그만 어린애가 나를 응시한다 눈은 강아지 눈에 양손 양발이 춤추는 금붕어 화려한 지느러미다 © 서 량 2020.05.13 詩 2020.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