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가상현실

서 량 2020. 6. 8. 05:06

 

내 밑바닥에 누워있는 당신의 진실을 보았다 

한편의 시를 쓰고 싶은 욕망 때문에 눈을 감는 순간

 

매서운 채찍질과 빠르고 음산한 배경음악에 박자 맞추어 온몸으로 눈보라를 뚫고 질주하는 저 북극의 개, 울부짖는 늑대 떼보다 몇배 더 성급한 개떼, 내가 개 여러 마리로 길길이 둔갑하여 썰매를 끌고가는 흑백의 화면을 보았다 한밤중에 한껏 지구를 가로지르고 싶은 내 주인의 희열을 위하여

 

 

© 서 량 2017.03.30 --- 2020.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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