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오픈카

서 량 2020. 6. 25. 19:46

 

하늘이 낮게 내려 앉은 어느 날

한여름이 옷깃을 여미는 오후  

새 몇 마리 짙은 회색 구름 너머로

조그맣게 날아가는 어느 날

바람이 갈대 숲에서 잠시 숨을 죽였지

 

갈대들이 아무 거리낌없이

갈대들이 아무런 내색함이 없이

바람을 조용하게 일으키고 있었지

바람 한점 없는 들판 비포장 도로에

빨간색 오픈카 한 대 한동안 서 있었지

 

 

© 서 량 2020.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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