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가족
김정기
망가진 기억 서성이다
바다를 밟고 온 아이
묵은 옷을 벗어버리고
맞지 않는 새 솔기에 겨드랑이 베인다
출렁이는 머리카락 사이로
유전자가 입양가족의 유리창을 때린다
피는 다르지만 물이 같은 우리는
70 퍼센트 물에 도저히 못이기는 붉은 색
흙 속에 감추어둔 얼룩에
뿌리가 몸부림쳐도
응달은 맥을 놓고 양지가 되는
입양가족은 조금씩 피가 같아진다
말투가 같아진다
조상이 같아진다
발가락이 닮아간다
© 김정기 201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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