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詩모음

입양가족 / 김정기

서 량 2023. 1. 21. 19:08

 

입양가족

 

                    김정기

 

망가진 기억 서성이다

바다를 밟고 온 아이

묵은 옷을 벗어버리고

맞지 않는 새 솔기에 겨드랑이 베인다

 

출렁이는 머리카락 사이로

유전자가 입양가족의 유리창을 때린다

 

피는 다르지만 물이 같은 우리는

70 퍼센트 물에 도저히 못이기는 붉은 색

흙 속에 감추어둔 얼룩에

뿌리가 몸부림쳐도

응달은 맥을 놓고 양지가 되는

입양가족은 조금씩 피가 같아진다

말투가 같아진다

조상이 같아진다

발가락이 닮아간다

 

© 김정기 201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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