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톤-장 철; 클라리넷-서 량; 피아노-박보경; 타악기-서정선
시-서 량; 작곡-서정선; 연주-서울 세종문화회관 소극장, 2004년 4월 27일 오후 7시 30분
통가타푸와 보라보라 섬으로 떠나는 월터
극심한 우울증 환자
올 들어 83살 주름살 투성이 월터는
이차세계대전 당시 열 아홉 살로 해군에 입대한다
대서양을 건너 파나마 운하를 거쳐
짙푸른 태평양을 파고 드는 미군함 기관실에서
전기공 조수로 복무하는 월터는
넘실대는 파도를 보면 볼 수록 기분이 좋아진다
군함은 남태평양 군도에서 몇 개월 정박한다
월터가 통가타푸*와 보라보라** 섬의
새빨간 태양으로 등을 태우는 어느 날
진한 똥색 일본 가미카재 비행기 두 대가
군함을 향하여 일직선으로 날아 오는 중
한 대는 창공에서 보기 좋게 격파 당하고
또 다른 한 대는 갑판에 수직으로 꽂힌다
아직도 새빨간 태양이 이글거리는
통가타푸와 보라보라 섬으로
월터는 곧 관광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열 아홉 살 서글픈 전쟁을 재방문 하기 위하여
후끈거리는 해군시절 생리를 되살리기 위하여
* 남태평양 군도의 Tongatapu 섬 ** 남태평양 군도의 Bora Bora 섬
© 서 량 2003.06.30
-- 두 번째 시집 <브롱스 파크웨이의 운동화>(문학사상사, 2003)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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