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상(殘像)
잠깐만 하면서
女子는 일어나서 테이블을 떠난 거야
레몬 냄새 물씬한 실내공기 속
女子의 단풍닢색 빨강머리가
역광으로 눈부신 머리카락을 스치면서
女子가 어디선지 숨겨둔 애인과
화려한 월츠를 추고 있는지
女子를 죽자고 쫓아다니던
불량배에게 기쁘게 납치되어
차에 실려가고 있는지
-- 이런 일들은 다 미리 짜여진
신의 섭리에 의해서 일어나는 거야 --
라고 자네는 말하겠지
입술 언저리에 엷은 미소를 띄우면서
잠깐만 하면서
女子는 일어나서 테이블을 떠난 거야
돌아서는 순간 몸을 반쯤 돌려 나를 보면서
뭔가 낮은 목소리로 말하더군
- 깜박 잊어 버릴뻔 했던 일이 머리에 떠오른 것처럼
저도 모르게 입으로 튀어나오는
사랑의 자각(自覺) 같은 것을
女子는 속삭였던 거야
- 레몬 냄새 물씬한 실내공기 속
女子의 단풍닢색 빨강머리가
역광으로 눈부신 머리카락을
© 서 량 200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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