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토끼 이야기 / 김종란 흰 토끼 이야기 김종란 흰 토끼를 만났지 토끼를 품에 안고 들판을 걸었어 끝없는 여름 건너편으로 토끼를 놓아준다 나도 모르게 나는 한 마리 토끼, 세상이 온통 흰 구름으로 덮여 있네 토끼가 아닌 것이 없어 세상에 시계를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네 나무의 키가 자라는 속도를 기록한다 눈금을 새겨 놓으려 해 세심하게 흰 토끼 순간, 시간을 뛰어넘어 들판 밖으로 사라졌어 © 김종란 2021.07.01 김종란의 詩모음 2023.02.03
|詩| 핑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어 원칙을 무시하는 태도였지만 청포도, 따끔한 불개미같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좋아요 우주가 물속에서 아가미로 숨쉬는 거대한 잉어라는 생각을 했지 반짝이는 별들은 그 잉어가 힘주어 살포한 알의 포말이다 우주의 산란기에 앞뜰 돌멩이들이 살을 맞대고 접속 중 엉덩이 토실토실한 흰 토끼 하나 마구잡이로 뛰어다니는 풀밭 그늘에 에너지, 나긋나긋한 에너지가 밀려오고 있네 하얀 이빨을 보이며 웃으면서 © 서 량 2007.08.23 - 2021.08.02 詩 2021.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