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병원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어느새 심리학 인턴으로 보이는 금발 여자가 옆에 서 있다. 나는 얼떨결에 ‘굿모닝’ 하며 소리친다. 그녀는 움찔하는 기색이다. 출근길은 험악한 날씨였다. 낯선 사람에게 하는 짧은 탄성, ‘Good morning!’은 상대에게 불특정적 호감을 전달하려는 예식이다. 웬만한 페북의 엄지척에 비하여 좀 무성의한 심리상태라 할 수 있다. 옥스포드 사전은 ‘good day’가 13세기 말, ‘good morning’이 15세기 중엽부터 쓰이기 시작했다고 기록한다. 불어 ‘bonjour’, 이태리어 ‘bonjourno’, 스페인어 ‘buenos dias’에서는 ‘아침’보다 ‘하루’가 압도적이다. ‘Have a good day!’는 백화점 점원이 계산을 다 마쳤을 때 손님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