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 2

|컬럼| 444. 출감

병동환자들이 퇴원을 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감옥에서 죄수들이 출감하기를 원하는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자유다. 자유민주주의, 할 때의 바로 그 자유! 나는 환자들에게 천천히 말한다. “너희들이 퇴원 시켜 달라고 매일매일 떼를 쓴다 해서 오냐오냐 하며 퇴원을 시키는 건 온당치 않다. 너희들을 그냥 길거리에 내던질 수는 없어! ‘community residence, 지역사회 거주지’에서 받아주면 좋겠지만 남들과 사이가 나쁜 사람들은 ‘노생큐’란다.” ‘improve, (증세가) 호전되거나 나아지다’라는 화제가 나온다. 낫는다는 게 뭐냐? 누군가 대답한다. “Feeling better! 기분이 좋아지는 거요!” “오케이, 그러면 기분이 좋아지는 게 어떤 건지 말해봐라.” 그들과 나는 더 ..

|컬럼| 333. 왜 난동이 일어날까

내가 일하는 정신병원은 병원 전체가 폐쇄병동이다. 환자들이 다른 병원을 여러 군데 전전하다가 후송돼 오는 곳이기 때문에 증상이 호전되는 것이 어렵고 오래 걸린다. 하루에도 몇 번씩 확성기를 통하여 ‘코드 그린’이 전 병원에 울려 퍼진다. 직원들이 비상사태가 터진 병동으로 뛰어간다. 한 환자가 난동을 피운 결과가 코드 그린의 원인이 된다. 그린, 초록은 성장의 상징이니까 환자들이 정신적 성장을 위하여 난동을 부리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나는 자주한다. 어릴 적 길거리에서 내 또래 코흘리개 어린애들이 치고 박는 싸움이 나면 동네 어른들이 “싸워야 키 큰다”며 소리치며 애들 몸싸움을 선동하던 기억이 난다. ‘agitation, 난동’에 대하여 환자들과 토론했다. 난동을 피우는 환자는 병동직원이나 다른 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