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잎새와의 사랑 번연히 알면서도 은근히 속아주는 속셈으로 더욱 더 심중이 뚜렷해지는 단풍의 시그널이 찌릿찌릿 내게 온다 바늘로 찌르는 것 같다 나무잎새와는 진작부터 따스한 혈맥으로 통정해 온 사이지만 잎새의 체온이 차츰차츰 내려가는 낌새를 얼마 전부터 몸소 느낀 바 있다 내 힘으로는 도.. 詩 2009.10.02
|詩| 달과 나** 달과 내가 아무도 없는 밤하늘에서 정을 통하는 게 얼마나 신바람이 나는 일이냐 저 눈매 깔끔한 달 여인이 워낙 벙어리라서, 벙어리라서 나도 덩달아 순 벙어리로 춤을 춘다 꾸불꾸불한 팔다리를 더욱 더 꾸불텅꾸불텅하게 내 어릴 적 밝은 밤 앞마당 도리깨처럼 깡마른 키가 추녀 끝에 닿도록 하늘로 쿵쿵 뛰어오르는 낯 익은 그림자 하나 달밤에 우는 사람 마음은 달밤에 울어 봤던 사람만 안다 © 서 량 2008.09.28 詩 2008.09.29